19세기 파리의 관찰자
비슷한 생김새의 아파트들이 곧 행진을 시작할 군인들처럼 대로변에 길게 늘어서 있다. 이는 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지만, 때로는 차갑고 딱딱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사이에 놓인 도롯가에선 시민들이 산책을 즐긴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도시를 구경하려고 제법 많은 시민들이 나와 있다. 다만, 건물이 만드는 딱딱한 이미지 때문인지, 사람들의 표정은 왠지 차가워 보인다. 이처럼 « 파리의 거리, 비 오는 날 »는 19세기 새단장한 파리에 대한 도시민들의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보여준다. 화가인 카유보트는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답게, 이 그림에도 독특한 구도가 보인다. 하나의 점에서 시작되는 전통적인 원근법과는 달리, 다수의 중심점을 만들어 실제 우리의 시각이 만들어내는 폭넓은 시선을 담아냈다. ..
파리 전시정보
2024. 12. 2.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