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의 과일바구니
종종 훌륭한 그림은 보는 이들의 시각 뿐만이 아닌 후각, 또는 청각과 같은 다양한 감각을 일깨워 입체적인 체험을 가능하게 만든다. 명암법을 즐겨쓴 화가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이 그림의 주제는 분명 과일이다. 섬세히 묘사된 과일바구니는 마치 사진을 보는듯 선명해 감상자의 촉감까지 자극한다. 물론, 소년의 모습도 주목할 만하다. 선명한 과일바구니는 소년의 얼굴을 더욱 몽롱하게 만들고, 역으로 어두운 낯빛과 단촐한 복장을 한 소년의 모습은 과일 바구니를 더욱 풍성해 보이게 만든다. 마치 보색 대비의 효과처럼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는 셈이다. 누군가는 소년이 화가 자신의 모습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아쉽게도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서유럽 정물화의 시작으로 불리는 이 그림은 이탈리아 미술이 서사..
파리 전시정보
2024. 11. 13. 02:01